“죽을 때가 지났는데 아직 살아있네”
일본의 한 중학생이 원폭 피해자에게 이같은 막말을 한 것을 두고 열도가 들끓고 있다.
교토통신 등 일본 언론이 8일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일본 나가시키(長崎)시에 수학여행 온 요코하마시의 한 공립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원폭피해자인 모리구치 미쓰기(77)씨에게 폭언을 한 것이다.
이 학생은 ‘나가사키 증언 모임’이라는 단체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모리구치씨가 폭심지 근처 한 초등학교를 안내하며 설명하려는 순간 이같이 조롱했으며 이후엔 5명정도의 학생이 가세해 ‘웃어라’‘박수쳐라’ 등 다른 학생들의 동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인솔하던 교직원과 모리구치씨가 즉각 주의를 줬지만 학생들의 조롱은 한동안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구치씨는 다음날 해당 중학교 교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고 교장은 즉시 사죄의 뜻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구치씨는 “참담하고 슬프다”며 “비참함을 모르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황당한 심정을 토로했다.
파문이 확대되자 학교측은 교장의 사과문과 학생들의 생각을 적은 글을 모리구치씨에게 보낼 예정이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막가는 일본 사회…중학생이 어떻게 이런 폭언을
입력 2014-06-08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