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재고 11년 만에 최고…우유 소비 어떻게 늘리나
입력 2014-06-08 11:37
유가공업체의 분유 재고량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포근한 날씨 때문에 젖소 집유량이 증가하고 사료 가격까지 하락해 원유 생산은 크게 늘어난 반면 수요엔 큰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유가공업체와 낙농업계는 우유 수급의 불균형이 ‘원유 파동’ 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8일 낙농진흥회 홈페이지의 원유생산통계 현황에 따르면 3월 전국 총 원유생산량은 19만4326t, 4월 생산량은 19만 2261t으로 집계됐다. 특히 3월 생산량은 19만3186t을 생산한 2008년 5월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치다.
원유 생산량이 늘면서 유가공업체가 계약 농가에서 공급받은 원유를 제품으로 만든 뒤 남은 것을 말려 보관하는 분유 재고량도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분유 재고를 원유로 환산한 분유 재고는 지난 4월 18만5856t을 기록, 지난해 4월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오는 8월 우유 가격을 정할 때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원유 가격을 놓고 해마다 반복됐던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매년 8월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 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원유 생산량 변동을 반영해 가격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업계에서는 원유 소비를 늘리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우유 소비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