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16강 탈락을 예견했다. 기분 나쁘지만 냉정한 평가다.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면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기로 내정된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재능이 있는 팀이지만 벨기에 러시아와 같은 조에 들어간 점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16강 탈락 예측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7일(현지시간) 네델란드 일간 텔레그라프에 글을 기고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속한 H조에서 벨기에와 러시아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전력도 있다. 그는 “H조의 벨기에, 러시아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팀”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한국, 둘 다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키워본 팀이지만, 러시아가 한수 위라는 냉엄한 판단이다.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로 어차피 H조 톱으로 꼽히고 있다.
평가는 평가이고,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자국 네덜란드 팀을 구상하고 있는 그는 “브라질에 가서 우선 네덜란드 대표팀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며 동시에 “한국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과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2002년 지휘봉을 잡았을 때 홍 감독은 스위퍼로 대표팀 맏형 역할을 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1월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클럽팀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6개월간 지도자 연수를 받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히딩크 감독이 친히 내한해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홍 감독을 따로 만나 조언을 하기도 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월드컵 4강신화 히딩크의 냉엄한 평가…‘한국 16강 어렵다’는 말을 이렇게
입력 2014-06-08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