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하실까

입력 2014-06-06 19:11 수정 2014-06-07 00:18
예수라면 어떻게 할까. 한국 교회 안에서 동성애(同性愛) 논쟁이 표면화되고 있다. 제15회 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싸고 일부 목회자와 크리스천이 적극 반대하는 운동을 벌인 반면 다른 이들은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열린 국내 동성애자의 최대 문화 행사이다. 올해는 3~15일 진행된다. 어떤 목회자는 행사 승인 취소를 요구하며 구청장실을 점거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7일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진행될 퍼레이드에서 축도를 한다. 전자는 일남일녀(창 1·2) 성결규례(레 18·20) 바울서신(롬 1:24~28)을 근거로 동성애를 죄로 본다. 한국 교회의 다수 의견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성애자를 사회적 소수자 ‘성소수자’로 보는 후자는 이 해석에 반박한다. 존중해야할 취향으로 본다. 양측의 얘기를 들어봤다. 하나님의 의(義)는 어디에 있는지 자문해본다.

하나님은 동성애자도 사랑한다

크리스천 동성애자들은 동성애가 선천적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나를 동성애자로 만드셨다. ‘나는 동성과 사랑할 때 행복하다’는 얘기이다. 이계덕(28)씨는 6일 “청소년기 성적 정체성을 고민하다 커밍아웃(Coming-out, 동성애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하는 것)하게 됐다”며 “일부 목회자가 동성애와 에이즈가 직접 연관 있다고 오도하고 문화행사를 비난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넌크리스천인 강명진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문화 행사를 한다고 동성애자가 확산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는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작은 용기를 줄 뿐이다. 미국 한 조사에 따르면 인구 100명 중 5명꼴이 동성애자 성향이다”고 설명했다.

과거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교계에 항의해 목숨을 버린 10대가 있었다. 2003년 4월 육우당이란 필명을 쓰는 크리스천 윤모(당시 19세)군은 유서에서 “동성애 사이트가 유해매체에서 제외되고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들에게 깨달음을 준다면, 목숨이 아깝지 않다”고 썼다. 한 보수 기독교단체는 당시 “동성애는 유황불로 심판해야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크리스천은 동성애가 창조질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동성애자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창조 세계 안에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에서도 ‘게이’인 양 쥐 말 등과 ‘레즈비언’ 갈매기 등이 보고 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는 ‘인권’ 차원에서 동성애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강 위원장은 “우리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다.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신학적으로는 1990년대 이후 동성애 옹호론자 사이에는 성경이 동성애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크리스천의 올바른 태도로 ‘존중’이 강조된다. 홍인규 백석대 신약학 교수는 “성경은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적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웃을 사랑하라 심지어 원수도 사랑하라(마 5:44)고 했다. 동성애에 대한 폭언이나 공개적 반대는 중세 십자군 전쟁처럼 증오를 낳을 뿐이다. 결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다.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회적으로는 적극적 환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는 “성소수자도 하나님이 만드셨다. 성소수자에는 게이나 레즈비언뿐만 아니라 선천적 신체결함으로 남성도 여성도 아닌 간성(間性)도 있다. 예수님은 약자를 사랑하라고 했다. 일부 크리스천이 하나님 이름으로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것에 슬픔을 느낀다. 각 교단 등이 성소수자에 대해 관심 갖고, 목회 지침을 만들어야할 때”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다른 목회자 10여명과 함께 7일 오후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에 참석해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동성애자는 ‘죄’를 선택한 것이다

동성애를 비판하는 크리스천들은 ‘동성애’가 그들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한다. 김규호 바른성문화를 위한국민연합(바성연) 사무총장은 “동성애자들은 동성애가 주는 쾌감이 너무 크다고 고백한다. 동성애는 타고난 게 아니라 성적 쾌락에 중독된 상태 ‘성중독’의 결과다. 단 신체 결함으로 인해 성전환 수술을 한 이들 ‘트랜스젠더’의 동성애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동성애에 대한 정부적 차원의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성애가 유전적 요소와 관련 없다는 연구가 있다. 한 명이 쌍둥이라고 해서 다른 쌍둥이가 반드시 동성애자로 나타나지 않는다. 성정체성이 변화되기도 한다. 미 동성애연구와치료연맹(NARTH)는 97년 이성애적 성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했던 동성애자 860명이 치료 전 약 68%가 자신을 거의 완전한 동성애자로 생각했으나, 치료 후 13%만 자신을 완전한 동성애자로 응답했다. 치유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요나 갈보리채플서울교회 목사는 43세까지 동성애자로 살다 치유된 경우다. 그는 “신앙을 가진 후 동성애에 빠졌던 죄를 회개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크리스천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이성애자가 되도록 목회 상담을 하고 있다. 내담자 700여명 중 70여명이 전문 상담프로그램을 수료했다. 10명 정도가 이성애자로 돌아섰다.

신학적으로도 확고하다. 배정훈 장신대 구약학 교수는 “하나님은 혼자 사는 아담의 모습이 좋지 않다(창 2:18~25)고 보고 하와를 만드셨다. 남녀결합은 인간의 본성에 맞는 것이고 창조 원리에 부합한다. 레위기는 동성애가 땅의 정결을 더럽힌다고 했다. 남색(sodomy)이란 말은 소돔과 고모라(창 18)에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로마서(1:14~32)에는 하나님이 진노한 인류의 죄가 나열돼 있다. 종교적 타락으로 우상숭배, 윤리적 타락으로 동성애를 지적한다.

사회 문화적으로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동성애 문화가 확산되면 건전한 성문화가 위협받고, 남녀 간 결혼을 기본으로 한 사회 근간이 흔들린다. 동성애 문화행사를 본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이 문화에 휩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동성애가 ‘죄’라고 보지만 동성애 문화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편차는 있다. 바성연은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반대하는 공문만 관련 기관에 발송했다. 기독NGO 예수재단은 항의 표시로 해당 구청장실까지 점거했다. 임요한 예수재단 대표는 “20세기 이후 신학에서도 신본주의가 인본주의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교회가 동성애 반대를 선포하지 못하는 것은 인본주의에 굴복하는 것이다. 동성애 문화는 일종의 문화전쟁터다.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동성애가 죄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 나의 신앙 양심”이라고 말했다. 예수재단은 7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퀴어문화축제 행사를 규탄하는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또 신촌 동성애반대청년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창천교회 앞에서 신촌 동성애반대 1만명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100여개 교회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평화집회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