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잘했지 하더라” 아들 덕 언급한 아버지 교육감 조희연

입력 2014-06-05 16:23 수정 2014-06-05 16:36

아들 덕을 톡톡히 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선거가 끝난 후 아들의 첫 마디를 전하며 “아들이 가장 기뻐한다”고 말했다.

조 당선자는 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선이 확실시 된 후 아들이 ‘아빠, 나 잘했지’ 이렇게 말했다”면서 웃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진지한 후보에게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 고승덕 후보님과 따님에게 죄송스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진행자가 미안한 마음이 든 이유를 묻자 조 당선인은 “그것이 참 아픈 가족사이기 때문”이라며 “그런 아픈 가족사의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조 당선인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것에 대해 그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국민들의 좌절과 분노, 현재 효율성 중심의 교육에 대한 염증 같은 것도 있다고 본다”면서 “그래서 뭔가 좀 한국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열망이 좀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를 이렇게 지지해 줘서 막판 역전드라마를 만들 수 있게 해주신 유권자 여러분께 감사하다. 이제 기쁨보다 책임감이 좀 앞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조 당선인은 “고 후보 딸과 조 당선인의 아들의 대조가 (당선에) 주효했던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대답해 어들 덕을 본 부분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조 당선인의 둘째 아들 성훈씨는 지난달 2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서울시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아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아버지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이 글에서 성훈씨는 “아버지는 고통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20년 넘게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온 바로는,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감이 돼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사로이 돈을 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고 적었다.

반면 고 후보의 딸 희경씨(미국명 캔디 고)는 지난달 31일 아버지에 대해 “자식을 교육한 방기한 사람”이라며 “혈육을 가르칠 의지가 없는데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을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선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성훈씨의 글은 조 당선인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반면 희경씨의 폭로는 고 후보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당선자는 6·4지방선거에서 전체 투표자 중 39.1%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2위 문용린 후보는 30.7%, 3위 고승덕 후보는 24.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