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의 투표시간 마감 직후 발표된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 최대 이변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당선 유력 소식이었다.
선거 막판 고승덕 후보의 딸 캔디고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고 후보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면, 조 후보 지지자들의 마음을 굳히는데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조 후보의 아들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 아들은 피켓을 들고 길거리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버지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특히 조 후보의 차남 성훈씨가 지난달 29일 다음 아고라 정치 토론방에 올린 글은 조 후보의 낮은 인지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성훈씨는 “저희 아버지가 최소한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인지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라도 얻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글을 올린다”며 “이 부족한 글을 통해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관심있게 알아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평소 검소한 아버지, 아들과 대화가 통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진솔하게 소개했다. 이 글은 조회수 38만1300여건을 기록하고 댓글 3200여개가 달리는 등 인터넷에서 한동안 상당한 화제가 됐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조 후보는 20년 넘게 시민사회 영역에서 활동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낮은 인지도때문에 선거 캠페인 기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선거 막판 불거진 상대 후보의 악재와 든든한 아들들의 지원 유세에 힘입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역전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조희연의 극적인 역전 드라마…1등 공신은 훈남 두 아들
입력 2014-06-04 19:52 수정 2014-06-04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