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사업가 남성 K씨는 16년 전에 전 배우자와 이혼했다. 당시 3세이던 딸은 전 배우자가 맡았다. 전 배우자는 자신은 물론 딸에게도 아버지와 일절 연락을 못하게 했다. 단절된 채 16년을 살았다. 그러던 중 올 3월 아버지는 어렵게 알아낸 딸의 연락처로 전화해 딸을 만났다. 아버지는 16년 만의 재회 기념 및 딸의 대학 입학 선물로 옷과 반지, 시계 등을 푸짐하게 선물했다. 어머니에게서 아버지 험담만 듣던 딸은 아버지가 어머니 말과 달리 좋은 사람임을 깨닫고 아버지에게로 갔다. 어머니는 홧김에 새로운 짝을 찾아 재혼정보회사를 찾았다.
최근 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SNS에 올린 비난 글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이 후보뿐 아니라 자녀를 둔 돌싱남녀 가운데 자녀와 비양육 부모간 관계가 원만치 않다고 결혼정보업체의 재혼담당 커플매니저들은 전한다.
실제 재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2일부터 4일 사이 전국의 자녀출산 경험이 있는 돌싱남녀 228명(남녀 각 114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본인이 양육 중인 자녀와 전 배우자의 연락 여부’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은 응답자 중 72.8%(83명), 여성은 76.3%(87명)가 ‘(자녀와) 연락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달리 말하면 4명 중 1명꼴로 자녀와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모자간에 연락이 끊긴 비중(27.2%)이 부자간의 관계단절(23.7%)보다 많은(3.5%P) 점이다.
이에 대해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이혼 후 자녀를 양육하는 측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라며 “그러나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여성들 중에는 자녀를 포함해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 있었던 일체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과정 중에 관계가 악화돼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전 배우자의 좋지 못한 측면을 부각시키며 관계를 이간시킴으로써 자연히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돌싱남녀 4명 중 1명, ‘자녀와 관계 단절’
입력 2014-06-04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