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한 사나이

입력 2014-06-04 13:40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지방선거 투표소 참관인에게 악수를 거부당하는 작은 사건(?)이 발생했다.

어쩌면 ‘영광’일지도 모를 이 악수를 거부한 주인공은 김한울 노동당 종로?중구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정황은 이렇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청와대 인근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를 찾았다.

등재번호를 확인한 박 대통령은 서명을 마친뒤 기표소에 들어가 기표한 후 투표함에 기표용지를 넣었다. 이어 두 번째 투표까지 무사히 마친 박 대통령은 퇴장하면서 투표참관인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했다.

문제는 맨 마지막에 앉아있는 남성. 이 남성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박 대통령이 내민 손도 거부했다. 약간 당황한 듯한 박 대통령이 뭔가를 묻자 이 남성은 “참관인입니다”라고만 대답했다. 박 대통령은 아무 말없이 투표를 떠났고 이 남성은 노동당 종로?중구 당원협의회 김한울 사무국장으로 밝혀졌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 5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했을 때 박 대통령이 진심어린 행동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악수거부 이유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무국장은 이후 자신이 트윗에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자가 대통령이랍시고 악수를 청하는게 아닌가”라며 불쾌했던 감정을 드러내며 “제가 생각보다 많이 화가 나 있었던 같다”고 덧붙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