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비심리 위축’ 두드러져

입력 2014-06-03 17:03

제주지역 소비자 심리지수가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으로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5월 제주지역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상황에 대한 지역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4로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CSI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인 것을 의미하고 100 이하면 그 반대이다. 제주지역 CSI는 지난해 4월 99에서 5월 101로 기준치를 넘어선 후 1년간 101∼109로 상승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기조는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CSI는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104로 나타나 지난해 10월(1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세월호 참사 발생(4월 16일) 한 달을 전후한 지난달 7∼20일 413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제주를 찾는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도내 소비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의 소비심리와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세부지표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가계의 소비심리를 드러내는 생활형편전망CSI(100)와 가계수입전망CSI(97)는 전월대비 각각 4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CSI(93) 역시 4포인트 내렸고, 소비지출전망CSI(107)도 2포인트 떨어졌다.

주거비를 제외한 외식비(-6포인트), 여행비(-5포인트), 내구재(-3포인트), 의류비(-3포인트), 교양·오락·문화비(-3포인트) 등 모든 항목이 하락했다.

가계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78)는 전월보다 무려 17포인트 내려갔다.

향후경기전망CSI(93)도 전월보다 12포인트나 하락했고, 취업기회전망CSI(91)와 금리수준전망CSI(99) 역시 각각 9포인트, 5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수학여행단의 대거 제주여행 취소 여파가 여러 가지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물류 쪽에서도 제주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