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환갑여행’ 희생자 추모예배 개최

입력 2014-06-01 15:16 수정 2014-06-01 15:23

지난 5월 30일 오후 8시부터 1시간10동안 인천 구월동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 합동분향소 마당에서 ‘환갑여행’을 떠났다가 12명이 숨진 용유도 일대에서 살고 있는 크리스천 50여명은 세월호 희생자 추모예배를 열었다.

인천시청 합동분향소 곳곳에 ‘대통령님 영종·용유만이라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부모형제도 세월호에서 참사를 당했습니다’ 등의 요구사항이 적힌 작은 플래카드와 피켓 수십개도 등장했다. 버스 2대를 타고 인천시청 앞으로 달려온 성도들은 광장 곳곳에 촛불을 켜 집회를 이어갔다.

‘환갑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들의 친구인 용유교회 이정선 목사는 추모사에서 ‘멍들고 허전한 마음으로 오늘도 인천대교 너머 그대들이 지나간 바다를 쳐다보다 그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다“고 허전해했다.

영종·용유도 크리스천들은 공동기도문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기도문을 통해 “하나님! 돈벌이를 위해 생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기업을 책망하시고, 관리 감독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도 무사안일하게 대처해온 관료들이 반성하게 하시고, 위기에 빠진 이들을 버려두고 제 한 목숨 구하기위해 달아난 사람들을 징책하옵소서”라고 하늘을 향해 호소했다.

이들은 같은 공동기도문에서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보았다”며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위험 속으로 들어간 그들은 죽음의 벼랑 끝에서 오히려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드러냈다”고 고마워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공동기도문을 통해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이들의 죽음이 헛되이 허비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전제, “이 일을 계기로 우리 문화가 생명중심의 문화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자 김정근 성도는 쑥스러운 듯 인사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정근 성도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이 팬티만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인물이다.

이정선 목사는 “살아서 돌아와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순간 성도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