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예상보다 높은 사전투표율… 여야, 판세 손익계산 분주
입력 2014-05-31 02:46
전국 단위 사전투표 첫 도입… 선거 판도 영향 미칠까
6·4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30일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하반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기는 했지만 전국 단위 선거에 사전투표가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역대 50% 안팎에 머물렀던 지방선거 투표율이 이번에 올라간다면 선거 판도 자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하루 사전투표율이 4.75%로 집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치러진 4·24재보선 첫날 사전투표율 전국 평균인 1.17%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높은 추세다. 당시에는 국회의원 3곳, 기초단체장 2곳,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 7곳이 동시에 실시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추세대로라면 31일 최종 투표율이 12~1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당초 예상한 10% 수준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각자 지지층에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관심도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새정치연합과 무소속 후보 간 경쟁이 심한 전남(8.50%)과 전북(7.34%)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지난해에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8.4%)이 가장 높았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호응으로 최종 투표율이 2010년 지방선거(54.5%)보다 5% 포인트 이상 오른 60%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새정치연합 민병두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등의 예를 보면 사전투표가 높다고 해서 본투표율도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처음 실시되는 것이라 본투표율도 높아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할지는 불분명하다. 야당에 우호적인 20~40대, 여당에 우호적인 50~60대 유권자 모두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과거에는 투표율이 낮으면 야당에 불리하다고 했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인해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새정치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그동안 외부 노출이 없었던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구로구 디지털로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휴대전화 인증샷까지 찍었다. 강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 이후 처음이다. 3년 만에 공개석상에 나선 강씨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강씨는 미소만 띤 채 입을 열지 않았다. 사전투표는 31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엄기영 최승욱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