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초초박빙 부산 ‘신공항 민심’이 가르나… 서병수-오거돈 맞대결

입력 2014-05-31 02:29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초박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초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마다 오차범위 내 지지율 차이를 보이며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다.

MBC·SBS가 TNS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오 후보가 지지율 39.8%를 얻어 36.9%를 기록한 서 후보를 오차범위(±4.4% 포인트)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불과 2.9% 포인트차다. 부산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26∼28일 실시한 이 조사는 신뢰수준 95%에 응답률은 11.2%였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38.0%, 서 후보가 35.7%의 지지율을 각각 보였다. 역시 오차범위(±4.3% 포인트) 내인 2.3% 포인트 차여서 우위를 가늠하기 힘들다. 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신뢰수준 95%에 응답률은 12.8%였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최대 변수는 가덕도 신공항 해법이 꼽힌다. 양측 입장이 극명하게 달라 부산 유권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서 후보는 현재 진행되는 항공수요 조사는 물론이고 앞으로 있을 신공항 타당성 조사에서도 입지 조건이 좋은 가덕도가 결국 건설 부지로 결정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 후보는 신공항 건설 논의에서 아예 대구·경북(TK)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 오 후보는 부산이 중심이 돼 민간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한층 공격적이다.

무소속 후보의 정체성을 둘러싼 공방도 주요 쟁점이다. 서 후보는 오 후보를 ‘위장 무소속 후보’라고 규정하고 야권 후보와 다름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무소속 후보는 정부·여당으로부터 외면받아 향후 부산 발전을 이끌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이에 오 후보는 독자적인 지자체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맞서고 있다. 특히 오 후보는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장기 집권’했지만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며 반격하는 양상이다.

상호 비방·폭로전도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 후보는 오 후보를 상대로 박사학위 논문 표절 및 대필 의혹을 제기했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오 후보를 해피아(해수부+마피아)로 규정했다. 이에 맞서 오 후보는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 비리에 서 후보 측근이 연루됐다는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서 후보를 공격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5%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했던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가 29일 전격 사퇴하면서 부산 표심은 더욱 요동치는 형국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