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수비라인 8명 전원 월드컵 경험 전무

입력 2014-05-31 02:22

홍명보호가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했지만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을 위해선 헐거운 수비라인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져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전원이 월드컵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상당수가 부상으로 조직력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수비 자원은 총 8명이다. 이용 황석호 김영권 김창수 박주호 곽태휘 홍정호 윤석영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대표팀 최고참 곽태휘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부상으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김남일이나 은퇴한 이영표 같이 큰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수비를 조율하는 선수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8일 열린 튀니지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수비라인은 전반 43분 상대 공격수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의 돌파에 한꺼번에 무너졌다. 갑작스런 상대 역습에 허둥대다 상대 선수를 놓쳐 결국 골을 허용했다. 홍명보 감독도 “수비적 측면에서 미드필더와 수비수와의 공간을 많이 내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수비라인은 ‘부상’ 때문에 모든 게 허물어져 있다. 지난 30일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인 왼쪽 풀백 주전감이었던 김진수가 낙마하고, 박주호가 새롭게 합류했다. 그러나 박주호도 아직 봉와직염에서 완쾌된 게 아니다. 대표팀 주치의는 “현재 축구화를 신고 공을 다룰 정도까지는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박주호를 대체할 수 있는 왼쪽 풀백 자원인 윤석영은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 윤석영도 클럽에서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한데다가 대표팀 합류까지 늦었다. 윤석영은 튀니지전에서 볼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최후방의 포백 수비라인에서 조금씩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윤석영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고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크로스가 정확하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튀니지전에서 중앙 수비를 맡던 홍정호마저 발등 부상을 당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부상 정도가 가볍다. 1주일 정도면 완쾌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동거리를 제외하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10일 남짓에 불과하다. 10여년 간 대표팀 수비를 책임졌던 ‘영원한 리베로’ 홍 감독의 지도력에 희망을 걸어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