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매춘·마약거래액도 GDP에 포함… 경제규모 5% 가량 늘 듯
입력 2014-05-31 02:12
이탈리아에 이어 영국도 국내총생산(GDP) 계정에 매춘과 마약 거래액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이번 결정으로 영국 GDP는 100억 파운드(약 17조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FT에 따르면 영국통계청(ONS)은 오는 9월부터 GDP 산정에 처음으로 매춘과 마약 거래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조 그라이스 ON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발전하고 변해 측정 방식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약과 매춘을 GDP 계정에 포함한 것은 GDP 산정 기준 조정을 통해 경제 규모를 키우는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와 보조를 맞추자는 차원이다. 앞서 이탈리아도 내년부터 GDP에 매춘과 마약 거래액을 넣기로 했다고 지난주 밝혔다. 에스토니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는 이미 매춘과 불법 마약 거래를 GDP에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투자에 대한 범위를 확대해 2012년보다 경제 규모를 3.6% 키우는 효과를 봤다.
ONS는 이번 결정으로 영국의 GDP가 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ONS는 2009년 기준으로 매춘의 경제 규모는 53억 파운드(약 9조500원), 불법 마약 거래는 44억 파운드(약 7조5100원)로 추산했다. 영국의 매춘부 6만여명이 고객으로부터 받는 평균 화대는 67.16파운드(약 11만4000원)로 잠정 집계됐다. ONS는 이외에도 자선단체와 같이 비영리기관 수입과 자가 주택 건설도 GDP 산정에 추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춘과 마약 거래 집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주로 불법으로 거래돼 축적된 공식 매매 통계 자료가 없는 데다 시장 조사만으로 매춘과 마약 거래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근거가 매우 미약하다는 것.
우리나라는 매춘이나 마약 거래액 등을 GDP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마약, 매춘은 합법이 아니어서 관련 통계가 없다”며 “일부 서비스업 등 매출에 포함될 수 있으나 따로 잡을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