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기독인의 건전한 건강관리

입력 2014-05-31 02:11


최근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살림이 많이 윤택해져서 그런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제 좀 더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집단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좌가 건강에 대한 강좌라 한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추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몸의 건강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는 육체적 즐거움이나 생활의 타성에 젖어서 몸단속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분명 언뜻 보기에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임에도 아직 흡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분들 중에 특히 의사이면서 기독교 신앙인인 경우도 제법 많은 데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흡연의 건강 폐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의학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음에도 소위 건강 전문가라는 기독의사가 아직도 흡연의 심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분의 신앙을 한 번쯤 재고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주제 넘는 생각도 해본다. 흡연이 그럴진대 건강을 위한 운동에 대한 신앙인들의 태도야 말하면 무엇 할까.

사실 현대인치고 운동부족이 아닌 사람이 없다. 운동 부족에서 그치지 않고 대책 없는 과식의 문제에 이르면 정말 묘안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과식이 맛있는 음식에 대한 절제가 부족해서 오는 미묘한 문제로 넘어간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불을 보듯이 뻔하게 찾아 올 비만에 대한 대책을 절실하게 추구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건강하기를 원하면서 운동을 안 하는 것은 곧 자기 몸을 포기하는 일과 다를 바가 없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심혈관 질환자들이 분명하게 그 결과로 그 심각성을 대변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혈관 질환이 늘고 있고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에서 그 위험성에 대한 살아 있는 증거들을 생생하게 제시해 주었음에도 우리는 그대로 그 위해성을 반복하고 있음에 안타까움이 더 크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20)에서 보듯 우리의 몸이 살아 있는 주님의 성전이라는 성경 이야기는 기독신앙인인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유월절 근처에 예루살렘에서 성전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장사하는 자들을 내쫓으셨던 예수님의 일화를 들지 않더라도 기독신앙인이 갖는 성전의 거룩함에 대해서는 재론이 필요없다. 물론 성경의 이 구절이 의미하는 성전의 거룩함은 우리 몸의 영적 건강성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지만 온전한 신앙을 이루지 못해서 육신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자에게서 영적 건강성을 생각하기 어렵기에 더 의미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흡연이 생활의 타성을 벗어버리지 못한 몸에 밴 나쁜 습관이든 또는 나름대로 니코틴 중독의 경지에 이르러 금연 시 심한 금단현상이 문제일 수 있든지 간에 그가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한 번쯤 성전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하루 종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어와 저녁 식사 후 소파에서 정신없이 피곤함의 무력감에 빠져 있을 때 과감하게 일어나 좀 더 몸을 움직임으로써 살아 있는 성전이 더욱더 거룩해질 수 있는 건강의 몸짓을 위해 결연히 운동을 나서 볼 수는 없을까.

본격적으로 더워지고 있다. 나른함에 지지 말고 우리 몸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아 수없이 많은 건강 전문가들이 이미 내놓은 건강의 종합 처방을 실천으로 옮기는 우리 모두가 되어 보기를 소망한다.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