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여론조사] 숨은 표 이번엔 어디로? 무응답층이 승패 가른다

입력 2014-05-30 05:01


국민일보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 후보가 없는 부동층이 지역별로 많게는 30%가 넘는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무응답층의 표심 이동이 승패를 결정지을 최대 변수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부동층은 ‘숨어 있는 보수표’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해 투표율이 높으면 오히려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21.8%는 ‘모름·무응답’을 택했다. 인천은 21.0%, 경기도는 33.0%로 집계됐다. 경기도의 경우 무응답층 비율이 지지율 1위인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35.0%)에 육박하고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29.6%)보다 오히려 높았다.

서울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만 후보를 정하지 못한 응답자는 14.2%였다. 새정치연합 지지자 중에선 7.1%만이 선호하는 후보가 없었다. 부동층이 결국 투표장에서 지지 정당에 근거해 표를 던진다면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여지가 박원순 후보보다 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기도는 새누리당 지지자의 21.1%, 새정치연합 지지자의 15.2%가 무응답층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각각 13.5%, 10.2%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숨은 표는 ‘보수 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여권 지지층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거나 부동층으로 이탈했다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치러진 2010년 지방선거 때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층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야권 지지자들이 입을 다물었던 것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크게 앞섰지만 실제 투표함을 연 결과 야당 후보가 예상 밖으로 크게 선전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선 침묵하고 있는 여권 성향의 유권자가 투표 당일 결국 여당 후보에 집결하는지가 판세를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응답층의 투표 의향은 서울 75.0%, 인천 85.6%, 경기 80.8 %로 높게 나타났다.

각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당 지지도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인천에서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의 지지율(35.7%)은 당 지지도(39.2%)보다 낮았다. 남 후보(35.0%)의 지지율 역시 당 지지도(40.0%)에 못 미쳤다. 반면 새정치연합 후보들은 수도권 3곳에서 모두 당 지지도보다 최대 20% 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글로벌리서치 최수현 연구원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부동층이 주말쯤 지지 후보를 결정하고 투표장에 나선다면 초박빙 지역에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