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태 MD 추가배치’ 잇단 거론… 韓 MD 편입 현실화되나

입력 2014-05-30 04:31


美 합참차장 “부지 조사”

우리 軍은 “도입 검토안해”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필요성을 잇따라 거론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29일 “MD 편입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거듭 부인했지만 최근 미 정부와 의회에서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수조원대 비용이 소요되는 MD 편입의 현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고(高)고도 방어체계(THAAD)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 군은 (적 탄도미사일의) 종말 단계인 하층 방어를 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구매 중이며, 현재 개발하고 있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로 종말단계 고고도 방어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제임스 윈펠드 미 합참차장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연설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MD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언한데 이어 미군 공보국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THAAD의 한국 배치를 위해 부지 조사를 해왔다”고 말했다.

THAAD는 미국이 구축하고 있는 MD 체계의 종말 단계에 적용되는 방어망으로 적 미사일이 공격 지점을 향해 고도 100~150㎞에서 낙하할 때 요격하는 체계다. 미국은 본토와 괌에도 1개의 포대를 배치했다. 미국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태평양 지역 미사일 방어망을 한층 강화하려 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군이 구축하고 있는 KAMD는 북한이 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종말 단계 고도 40∼50㎞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KAMD만으로는 한반도를 방어하는 데 제한 요소가 많아 THAAD와 같은 고고도 방어체계로 중첩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THAAD 1개 포대를 구축하는 데 1조원 가까운 비용이 들고, 한반도에서 미사일의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작지 않다. 국방부가 THAAD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재연장 협상 등과 맞물려 미국의 MD 편입 압력은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