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위기 속 한국교회 역할’ 열린대화마당

입력 2014-05-30 02:31


“반기독세력 공격에 내부 분열 한국교회 전례없는 위기 복음의 중도세력 더 많아져야”

세월호 침몰 참사로 한국교회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위기 속 한국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2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3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위기의 시대, 한국교회의 역할을 논한다’를 주제로 제26차 열린대화마당을 열었다.

모두발제를 맡은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한국교회가 위기를 직시하고 복음으로 하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목사는 “외부 반기독교 세력의 공격과 내부 연합기관 및 교단의 분열 등으로 한국교회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며 “위기를 맞은 한국교회라는 배가 원래 상태로 복원되기 위해선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복음으로 하나 된 중도세력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한목협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평형수’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목사는 “작금의 위기극복 비결은 한목협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에 복음주의 중도세력의 힘을 점차 강화하는 것”이라며 “한쪽으로 치우치는 길을 계속 간다면 한국교회는 일어서지 못한다. 성향이 아닌 복음의 길을 따라 복원력을 회복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상임총무 최희범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분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최 목사는 “민족의 아픔을 함께했고 근대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한국교회가 타종교에 비해 사회적 영향력이 약해진 건 힘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모든 법정 다툼을 즉시 중지해 연합과 일치,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목사는 이에 앞서 일치와 연합운동에 대한 오해부터 불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교회 연합과 일치는 모든 교회와 교파를 하나로 묶는 것도, 교리를 통일하는 혼합주의 운동도 아니다”라며 “교단 사이에 이해의 폭을 넓혀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연합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을 이끌 원동력으로서 ‘바른 신학과 확고한 신앙’ ‘성경적 가치관’ ‘협업 능력’ ‘신뢰와 존경’을 갖춘 지도자를 꼽았다. 그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1차 책임은 지도자에게 있다”며 “지도자의 자기혁신과 지도력의 개발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이뤄질 때,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