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반면교사… 위기관리 시스템 갖추자

입력 2014-05-30 02:29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이 주관하고 국민일보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후원한 ‘교회·선교단체지도자 위기관리세미나’가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에서 열렸다. 전문가들은 교회와 선교단체에 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사고에 대비하고, 발생시 신속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달부터 집중적인 ‘단기 선교·봉사팀’ 파송이 예상되는 가운데 교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척선교회(GMP) 도문갑 목사는 2007년 발생한 샘물교회 선교팀 아프간 피랍사건을 반면교사의 예로 들었다. 도 목사는 “당시 사역에만 치중한 나머지 현지(아프가니스탄) 정황을 파악하지 않았고, 교회 전체가 위기 대비 훈련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그 여파로 한국교회 선교가 무모한 행위라 지탄받았고, 각국 선교사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도 목사는 “사전에 방문할 국가의 치안상황은 물론 법률과 제도, 기후와 지리, 전염병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최근 과격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활동이 늘고 있기 때문에 선교지 위기의 주된 요인인 종교적 갈등과 적대세력의 조직적인 박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방안에 대해 강의한 KCMS 사무총장 김진대 목사는 “개교회는 물론 각 지역의 기독교연합회 별로 위기관리 전담 인원을 양성하고 평소 소속 교단과 선교기관, NGO, 정부 등과의 비상연락망을 마련해야 하며 인질사태와 같이 고위험·고비용의 상황에 대비해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의 여행경보 지침을 따르고, 위험지역 방문을 피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했다면 초동대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신속한 대처를 보인 예로 지난 2월 성지순례단이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를 당한 진천중앙교회를 소개했다. 진천중앙교회 최규섭 부목사는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담임목사로부터 테러 소식을 듣자마자 KCMS 측과 접촉해 사고대책 본부를 꾸렸다”며 “장로들을 중심으로 피해자 가족 관리, 현지 파견 수습, 장례절차와 언론 담당자 등 역할을 나눠 대처했다”고 말했다.

사고 수습 후 피해자를 위한 돌봄도 강조됐다. 김 목사는 “사고 후 피해자들은 대부분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호소하기 때문에 이들의 치료를 도울 수 있는 병원이나 상담 기관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