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족 잡아라” e북의 무한도전

입력 2014-05-30 02:26


국내에서 전자책 시장은 예상보다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폭발적 보급으로 모바일 시장이 커지자 출판사와 IT업체들이 오프라인 서적에서 손을 뗀 젊은이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제공방식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기인 킨들 공세에 맞서기 위해 IT기기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자신들만의 리더기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29일 출판유통업체 관계자는 “출판을 비롯한 유통 시장 자체가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모바일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20, 30대를 잡기 위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카카오의 시도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만화부터 장르 소설, 동영상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시장 초기임에도 일부 서적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북큐브네트웍스가 지난해 10월 카카오페이지에서 출시한 장르소설인 달빛조각사의 경우 입점 한 달 만에 매출 1억원을 올리는 대박을 터트렸다. 종이책을 먼저 낸 뒤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카카오에 선공개한 것이 눈길을 끌었고 지금도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독자는 빨리 신간을 만날 수 있고 출판업체와 작가는 종이책의 출간과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출판업체들은 아동 서적을 중심으로 전자책에 태스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책을 읽다가 필요한 정보나 사진이 필요할 경우 바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터파크, 예스24, 교보문고 등 출판유통업체들은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저가의 단말기를 속속 내놓고 있다. 예스24는 올 초 미국의 가전 전시회CES에서 선보인 전자책 전용 단말기 ‘크레마 원’을 지난 7일 국내 시장에 내놨다. 15만여 권의 전자책과 70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8월 비스킷탭을 내놨다. 일반 태블릿PC에 버금가는 고사양을 갖췄음에도 16만원대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교보문고도 아이리버와 함께 지난해 2월 ‘샘(SAM)’을 선보였다.

현재까지 전자책 판매량은 전체 책 판매 시장의 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향후 아마존이 전자책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