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기성용 이번엔 ‘왼손 국민의례’… “국기 모욕한 국가대표” 비난까지
입력 2014-05-30 02:23
[친절한 쿡기자]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국민의례에서 불거진 태도 논란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기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용서를 구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네티즌 사이에서 “국기를 모욕한 국가대표”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기성용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킥오프를 앞두고 11명의 선발출전 선수의 자격으로 국민의례에 참석했습니다. 16세 이하 청소년 시절을 포함해 대표팀 경력만 11년째인 기성용에게 국민의례는 낯설지 않을 겁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전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만큼 참석한 국민의례도 적지 않습니다.
기성용은 엄숙한 표정으로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문제는 경례의 방법에 있었죠. 다른 10명의 우리 선수들과 페어플레이를 위해 나란히 선 11명의 어린이들은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었지만 기성용의 모습은 반대였습니다. 왼손을 오른쪽 가슴에 올린 겁니다. 경기장의 관중이나 중계방송을 시청한 축구팬에겐 엉뚱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였을 겁니다.
기성용의 경례 방법은 위법입니다. 지난 1월 28일 개정시행한 대한민국 국기법 제6조(국기에 대한 경례)에는 “선 채로 국기를 향해 오른손을 펴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하거나 거수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처벌할 근거는 없지만 법을 위반한 거죠. 이명박(73)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67) 여사도 2010년 6월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왼손 경례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나란히 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국민의례를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에게 국가대표의 자격이 있는가” “다른 선수들보다 눈에 띄고 싶으면 득점으로 보여 달라”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더욱이 이번 평가전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정식을 앞두고 열린 경기였습니다. 튀니지에 0대 1로 지면서 출정식에 찬물까지 끼얹었으니 분노는 더 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동안 팬들을 화나게 하고 용서 받기를 반복했던 기성용의 기행도 비난 여론을 키웠습니다. 기성용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4강전에서 일본인을 모욕하는 ‘원숭이 세리머니’로, 지난해에는 익명으로 최강희(55) 전 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다 들킨 SNS 비밀계정으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국기를 모욕한 국가대표” “월드컵 최종명단에서 제외하라”는 발언이 네티즌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성용에게 국기를 모욕하거나 대중을 도발할 목적은 없었을 겁니다. 습관이거나 실수였을 겁니다. 하지만 월드컵 같이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국제대회에서는 의례에서 신중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태극마크의 무게는 그렇게 무겁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