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우연히 탄생한 세기의 발명품 50가지 비화

입력 2014-05-30 02:16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마리 노엘 샤를(윌컴퍼니·1만5000원)

매년 5만t 분량이 판매되는 아스피린은 진통제·해열제에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혈전치료제이자 항암효과까지 있다. 아직도 그 효과가 새롭게 밝혀지고 있어 가끔씩 국제면의 뉴스로 등장한다.

이런 아스피린은 16세기 연금술사 파라켈수스가 만들어냈다. 버들잎을 달여 먹으면 몸과 관절이 버드나무 가지처럼 부드러워진다는 속설이 바탕이 됐다. 큰 인기를 끌던 버들잎 탕약에서 1829년 과학자들이 살리신이라는 약용 성분을 발견했고, 여기서 합성해 만든 것이 아스피린의 원료인 아세틸살리실산이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며 탄생한 발명품 50가지를 소개한 이 책은 우선 쉽다. 즐겁게 읽으며 지식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꾸며졌다. 노벨의 다이너마이트부터 달걀이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까지 한 대목씩 읽다보면 세상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기쁨)로 가득한 듯 느껴진다. 세렌디피티의 어원은 세상을 공부하기 위해 길을 떠난 왕자들이 우연히 얻은 작은 실마리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낸다는 페르시아의 ‘세렌디프의 세 왕자’ 이야기라고 한다. 뜻밖의 우연이 찾아왔을 때 그 의미를 알아내는 것이 지혜이고 발명이다. 김성희 옮김.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