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망언’ 사과방문? 한기총, 1000명 동원 안산재래시장 방문
입력 2014-05-29 15:25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30일 오전 세월호 참사의 직격탄을 맞은 경기도 안산지역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안산 재래시장을 방문한다고 29일 밝혔다.
한기총은 이날 긴급임원회의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의결했다. 한기총에 따르면 홍재철 대표회장을 포함해 소속 교단 관계자 및 평신도 약 1000명은 30일 오전 11시 안산재래시장을 방문, 각종 물품 및 식품 등을 구입하기로 했다. 한기총과 양해각서(MOU)를 맺은 전국상인연합회 관계자들이 이들의 방문을 안내할 계획이다.
한기총의 이번 방문은 그러나 단순한 안산지역 돕기 차원보다는 최근 한기총 고위임원의 세월호 관련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일종의 ‘사과 방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교계의 시각이다.
한기총 전 부회장인 조광작 목사는 지난 20일 한기총 임원회의에서 안산 재래시장 방문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가난한 집 애들이 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느냐”는 등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기총 관계자는 “여건이 된다면 재래시장 방문에 앞서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가서 분향을 할 계획”이라며 “대표회장 등이 조 목사 발언에 대해 안산시민들에게 사과할지 여부는 아직 정확히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산시기독교연합회(안기련)측은 한기총의 방문에 대해 탐탁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안기련 유재명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안산시장 방문은 우리 연합회랑 조율이 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한기총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안산시민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상황에서 이렇게 오면 긁어부스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 회장은 “한기총 관계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진찍고 하는 것보다는 정부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것이 오히려 유가족을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