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與 가덕도 선대위 뒷말 무성… 또 영남권 ‘집안싸움’
입력 2014-05-29 03:11
새누리당이 28일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중 하나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영남 기반의 여당이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부산에서 중앙당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부산이 예사롭지 않다는 위기감이 높다.
하지만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싼 영남권 내부의 갈등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경남 밀양을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밀고 있는 새누리당의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이번 중앙선대위 회의에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를 총력 지원했다. 선대위 회의에는 김무성 한영실 공동선대위원장, 윤상현 사무총장 등과 16명의 새누리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회의 장소 선정부터 매우 신경 쓴 티가 역력했다. 당초 서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부산시당 요구로 가덕도로 장소를 바꿨다. 회의 직후 부산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다짐하는 결의문도 발표했다.
서 후보는 “시장직을 걸고 가덕도 신공항을 반드시 유치하겠다”면서 “새누리당 후보만이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 뒷말이 적지 않다. 7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서청원 이인제 황우여 이완구 최경환 위원장 등 5명이 유세지원을 이유로 불참했다. TK 민심을 고려해 가덕도로 가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윤 사무총장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한마디도 안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K 지역의 반발은 거셌다. 새누리당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는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가덕도에서 중앙당 선대위 개최를 추진하는 등 신공항 입지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 지역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유승민 의원은 “바보 같은 정치싸움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무능한 당 지도부와 중앙선대위는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 후보와 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도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중앙당에선 난처한 입장이다. 오 후보는 서 후보에게 “TK가 신공항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자”며 제안했다.
새누리당의 한 부산 의원은 “오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을 치고 나오는데, 우리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면서 “신공항은 부산이 유치하고, TK에는 다른 선물을 주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