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거짓말이 朴 스타일” vs “정책·공약은 없나”…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 ‘격돌’

입력 2014-05-29 03:10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TV토론회에서 친환경 급식 문제와 개발 공약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사사건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길게 답변하지 말고 ‘예, 아니요’라고 답변해 달라”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재선에 나선 박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박 후보 말씀은 사실을 전부 왜곡하고 부정, 억지가 너무 심하다”며 “한마디로 거짓말이 박원순 스타일”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거친 공격에 굳어진 박 후보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정 후보는 본인의 정책, 공약 이야기는 하지 않고 왜 박원순 이야기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항간에 박원순은 서울시만 이야기하고, 정몽준은 박원순만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 후보는 ‘농약급식’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그는 서울시 학교 급식재료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언급하며 “세금을 낭비하고, 아이들에게 농약급식을 줘서 감사원으로부터 무더기 징계를 받는 부정부패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가) 시간, 인력, 장비가 없다는 핑계로 농약검사를 실질적으로 포기했다는 지적”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가 감사원으로부터 전달받은 통보서에 보면 정 후보가 지적한 내용이 없다”고 맞받았으나 토론회가 끝난 뒤 입장을 바꿨다. 농약이 묻은 급식재료가 유통되지 않았다고 반박해 온 박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학교에 납품된 4300㎏의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이야기가 없다”며 “다만 감사원 정밀검사로 일부 잔류농약이 검출됐다고 하니 그런 개연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토론회에 앞서 검찰이 서울시내 초·중·고교에 급식재료를 공급하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압수수색하자 박 후보 측은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번 압수수색은 오세훈 전 시장 때 재직한 전 유통센터장의 향응 때문인데 이 시점에 굳이 압수수색을 하는 건 까마귀가 배를 떨어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공약과 관련한 난타전도 뜨거웠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재개발, 재건축, 용산사업, 노들섬, 유휴부지 등은 방치하면서 협동조합과 마을공동체에는 수천억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토목건설로 일자리를 견인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며 “전임 시장들이 어지럽힌 사업이 많았는데 정 후보가 제시하는 수많은 사업들은 전임 시장들의 전적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