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신세 참… 체리에 치여 판매량 줄고 가격은 30% 폭락

입력 2014-05-29 03:46

은근한 달콤함과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으로 사랑받는 제철 과일 참외가 수난을 겪고 있다. 공급과잉과 소비부진이 겹쳤고 미국산 체리가 대대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와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는 28일 참외 소비촉진을 위한 특별 판매전을 시작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양재·창동, 경기도 고양·성남·수원, 인천 등 농협 수도권유통센터 6곳에서 시중 가격보다 15% 저렴하게 참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는 공급과잉과 소비부진으로 참외 가격이 평년의 70%를 밑도는 수준에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산 체리의 거침없는 한국시장 공격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의 최대 체리 생산지인 워싱턴주는 올봄 기상 여건이 좋아 지난해보다 작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주산지인 캘리포니아주의 체리 위원회(California Cherry Board)는 “한국시장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시장 진입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상태다.

지난해 미국의 신선 체리 수출 물량 중 17.4%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한국은 미국 체리 생산자들에게 주요 공략대상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후인 2012년 신선 체리 수입량은 전년 대비 97% 늘어난 9325t을 기록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올해 신선 체리 수입량이 1만t을 넘을 것으로 전망돼 우리 농가가 생산하는 여름 제철 과일 소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