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위기 후에도 안 변해 또 다른 위험 불러올 수도”… 라가르드 IMF 총재 질타
입력 2014-05-29 02:11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7일(현지시간) “금융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은행권의 이기적 행태와 탐욕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심화되는 경제 불평등 해소와 금융시스템의 과감한 개혁을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포용적 자본주의’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은행가 사이에 끈질긴 윤리위반과 심화하는 경제 불평등으로 또 다른 금융위기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6년이 지났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개혁에 저항하고 있으며 공신력을 발판으로 고액 보너스를 위해 위험성 높은 비즈니스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융 부문의 행태는 위기 이후 여러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며 “그간의 변화 성과는 깊지도 광범하지도 못하다”고 진단했다. 은행들은 장기적 신중함을 유지하기보다는 단기 이익을 중시하고 있으며 내일의 관계보다는 오늘의 보너스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몇몇 주요 은행들은 가장 기본적인 윤리규범마저 위반해 진창에 빠지기도 했다”며 국제은행가에 파문을 일으켰던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와 외환시세 조작, 자금세탁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세계 대형 은행들의 ‘대마불사’ 관행도 해결되지 못한 채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따른 보조금 규모만 해도 미국은 700억 달러, 유로존은 3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했다.
그는 세계 최고부자 85명의 재산이 전 세계 하위 35억명의 재산을 합친 것과 같다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진보적 과세체계 도입과 재산세 확대 등을 주장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