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확 바꾸자” 쏟아진 개혁론
입력 2014-05-29 02:57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약진에 충격을 받은 유럽연합(EU) 정상들이 EU의 역할 축소와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과 같은 개혁안을 쏟아냈다. EU가 추구해야 할 우선순위도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유럽정상회의 뒤 “이번 선거를 통해 EU가 너무 크고 권위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가능한 한 빨리 각국에 많은 권한을 돌려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탈(脫)EU 분위기가 강한 영국은 극우 정당 영국독립당이 100년 넘게 이어져오던 보수·노동 야당체제를 무너뜨리며 1당 지위에 올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변화는 필요했지만 그것이 반(反)유럽 정책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국민전선과 같은 정당의 약진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의 문제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역시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이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하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국민전선은 파시스트 정당”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각국 정상은 EU가 추구할 우선순위를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며 “반EU를 선택한 유권자의 메시지를 명심해서 경제를 핵심 의제로 설정한다는 합의가 이뤄진 것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선거결과 대책과 함께 향후 EU를 이끌어나갈 집행위원장 선출을 위한 협의에도 들어갔다. 법률제안권과 예산집행권을 갖는 집행위원장은 상임의장과 더불어 EU 내 ‘투톱’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자리다. 유럽국민당그룹(EPP)의 지원을 받는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전 총리가 유리하지만 독일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