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진압작전 반발 압박… “우크라이나, 밀린 가스비 내라”

입력 2014-05-29 02:58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밀린 가스대금을 내라”고 압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26∼27일(현지시간) 동부지역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민병대를 강경 진압하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에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키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가를 낮춰줬다. 그러나 3월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4월 1일자로 가스 공급가를 80%나 인상했다. 가스 공급가 인상은 크림반도 병합 후 미국 및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에 대한 ‘협상용 카드’였는데 이젠 우크라이나에까지 6월분 가스 대금을 내달 3일까지 선지급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27일 국영 뉴스방송 ‘라시야24’에 출연해 “우크라이나가 가스대금 협상을 진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체납 대금 중 20억 달러를 30일까지 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가스대금 압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도네츠크주에서 민간인을 포함해 최대 200명이 숨졌고 그중에는 러시아가 암암리에 지원한 무장 세력이 많이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체납 대금을 내기 전에 가스 공급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렉산드르 슐라팍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은 “밀린 대금을 낼 돈은 모아놓았지만 향후 가스 공급가를 얼마로 할지 확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