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對테러 임무만 수행”… “아프간 美軍 9800명 잔류”

입력 2014-05-29 02:5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올해 말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공식 종료한 이후에도 현지에 9800명의 미군 병력을 잔류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병력은 전투 작전은 하지 않고 아프가니스탄군 지원과 테러 방지 업무만 수행한다.

병력 규모는 내년 말까지 다시 절반으로 줄고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임기가 끝나가는 2016년 말에는 대사관 경비 병력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철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많은 미국민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아프가니스탄에 있었다. 이제 우리(미국 정부)가 시작한 일을 끝내려 한다”며 “전쟁을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게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투 작전은 올해 말로 마무리돼 내년부터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도시와 마을 등을 순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지난 10년 이상 지나치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집중됐던 외교 정책의 한 페이지를 넘길 때라는 점”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아프간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미래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일부 미군 병력의 주둔을 허용하는 안보협정(BSA)에 서명을 거부하면서 불확실했었다. 그러나 아프간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는 당선되면 즉각 협정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 3만2000명을 포함한 나토군 5만여명이 주둔해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