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거장들 ‘음반 리마스터링’ 붐
입력 2014-05-29 02:38
시대를 풍미한 대중음악의 거장들의 음반이 리마스터링(Remastering·기존 음원의 질을 향상시키는 작업)돼 재발매되고 있다.
28일 워너뮤직에 따르면 다음달 3일 하드록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영국 밴드 레드 제플린의 1∼3집 ‘레드 제플린’(1969), ‘레드 제플린 2’(1969), ‘레드 제플린 3’(1970)이 디럭스 에디션(특별판)으로 재발매된다. 이후 후속 발매를 통해 총 아홉 장의 정규앨범이 차례로 다시 빛을 보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지미 페이지가 마스터링 작업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앨범 당 디스크 한 장 분량의 미공개 음원이 추가로 삽입돼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새로 나오는 1∼3집에는 1969년 파리 올림피아 시어터에서 열린 공연 실황과 미공개곡 ‘라라’ 등이 수록된다.
다양한 장르의 명반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팬들 앞에 서는 것은 최근 세계 대중음악계의 추세다. 지난달 마돈나의 라이벌로 알려진 싱어송 라이터 신디 로퍼는 데뷔앨범 ‘쉬즈 소 언유주얼’(1984)의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보너스 트랙을 추가한 재발매 앨범을 발표했다.
힙합 거장 나스도 데뷔 앨범 ‘일매틱’(1994)의 발매 20주년 기념 버전 ‘일매틱 XX’를 발매하면서 라이브, 리믹스 버전 등을 새롭게 선보여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맘마미아’ ‘댄싱퀸’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팬층이 두터운 스웨덴 팝 그룹 아바의 경우 데뷔 40주년을 맞아 데뷔 앨범 ‘워털루’의 디럭스 버전과 92년 발표한 ‘아바 골드’ 앨범의 40주년 기념 버전인 ‘아바 골드 포티스 애니버서리 에디션’ 등을 내놨다. 2009년 해체를 선언해 아쉬움을 남겼던 록 그룹 오아시스는 데뷔앨범 ‘데피너틀리 메이비’(1994)의 20주년을 기념하는 리마스터링 앨범을 내놔 재결합의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에선 90년대를 대표하는 4인조 록밴드 노이즈가든(멤버 박건 윤병주 이상문 박경원)이 지난달 30일 ‘1992∼1999 디럭스 리마스터드 에디션’ 앨범 한정판을 발매하며 이 같은 열풍에 동참했다. 앨범에는 노이즈가든의 라이브 부틀렉(팬들이 콘서트 실황을 비공식적으로 녹음한 앨범), 밴드의 타 앨범 참여곡, 미발표 데모곡 등이 수록돼 호평을 받고 있다.
상업성이 짙다는 비판도 있지만 추억의 음악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호응이 크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원 시장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최근 대중음악계에 다양한 장르와 시대음악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라며 “팬 층이 넓어짐에 따라 중견 뮤지션들의 복귀와 그들의 음악이 공존하는 바람직한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뮤직의 이세환 차장은 “기술의 발달로 고음질의 음악을 즐기기 원하는 팬들을 겨냥한 작업”이라며 “전설적인 음반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과 미공개 음원을 향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