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를 잡아라! 개표방송 경쟁 선거戰 못지않네

입력 2014-05-29 02:22


방송사들 ‘2014 지방선거’ 방송 전략

6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의 뜨거운 경쟁은 브라운관에서도 벌어진다.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이 가세한 개표방송 대결은 투표가 끝난 오후 6시부터 본격화된다. 2012년 대선 당시 화려한 그래픽으로 해외에서까지 호평 받았던 SBS는 다시 영상미를 전면에 내세웠다. MBC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아이템으로 쓰였던 ‘선거’를 실제 선거에도 활용해 친근미로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KBS의 경우 길환영 사장에 대한 퇴진운동으로 구성원 대부분이 제작 거부를 하고 있어 정상 방송 여부가 불투명하다.

◇“방송사 역량의 집결체인 선거방송…화려한 영상미로 젊은층 잡아라”=지난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S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광기 선거방송팀장은 “선거방송은 방송사에게 4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올림픽과 같다. 기술과 아이디어, 역량을 결집하는 승부처”라고 설명했다.

각 방송사는 최소 6개월 전부터 50∼200명 가량의 선거 방송단을 꾸려 ‘단 하루의 승부’를 준비한다. 같은 데이터를 방송사별로 어떻게 해석하는지, 24시간에 가까운 긴 방송시간동안 어떻게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지가 전략의 포인트다.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영상미다. 2012년 SBS는 영화 ‘친구’,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등의 배경에 후보자 얼굴을 합성해 1, 2등을 명확히 보여주는 기법으로 시청자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SBS 관계자는 “올해도 영화 같은 그래픽 화면을 선보일 것”이라며 “진행을 맡은 김성준 앵커와 박선영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형식 등 수 십 가지의 콘셉트로 제작을 마쳤다”고 말했다.

MBC는 무한도전의 선거 아이템 인기의 여세를 몰아 ‘연습은 끝났다! 이제 진짜 사전투표’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처음 시도되는 사전투표제를 홍보하며 인증샷 콘테스트를 연다는 계획. 후보자들의 지역 음식 먹방(먹는 모습을 담은 화면) 영상과 재밌는 가사가 돋보이는 랩 곡 ‘투표하새’ 등을 미리 선보이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MBC는 개표 방송에서 헬리캠을 이용하고, 마술쇼 등을 곁들인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인다. 진행은 박상권 앵커와 이정민 아나운서, 박용찬 앵커와 배현진 아나운서가 맡기로 했다.

KBS는 현재 선거 관련 홈페이지를 만들고 각종 뉴스와 후보자 정보를 공개하는 정보 전달의 기능만을 할 것으로 보인다. KBS 관계자는 “선거방송을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 사정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데이터 분석의 정확성 게임…3사 공동 출구조사는?=선거 당일 지상파 3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투표율과 후보 득표율을 전달 받아 가공한 뒤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따라서 같은 데이터를 제대로 해석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좌우한다. 각 방송사는 수학, 통계학 전공 교수들과 조사 전문가 등을 자문단으로 꾸려 특정 후보의 당선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후 6시 방송 3사가 동시에 공개하는 출구조사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010년부터 3사가 함께 조직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Kore Election Pool)에서 출구조사를 진행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전체와 15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 예측에 성공했다. 오차 역시 1% 포인트 안팎의 차이여서 신뢰도도 높다.

올해는 총 648개 투표소에서 조사원 3300여명, 감독관 200여명, 집계원 210여명 등이 투입된다. ‘사전투표제’가 변수로 작용해 선거 당일 출구 조사 결과와 개표 결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