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듀오 ‘재주소년’ 4년 만에 다시 뭉쳤다… 정규 5집 ‘꿈으로’ 발표 예정
입력 2014-05-29 02:22
경기도 일산의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며 음악을 매개로 친구가 됐다. 둘 다 제주도를 좋아해 나란히 제주의 대학교에 각각 진학했고 제주의 구석구석을 함께 여행하며 곡을 썼다. 이 곡들을 모아 2003년 포크 듀오 ‘재주(才州)소년’으로 데뷔한 박경환(30) 유상봉(31). 자유로운 감성을 기타 반주와 특유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표현하며 20∼30대 젊은층에 인기를 끌었던 두 사람은 2010년 정규 4집 앨범 ‘유년에게’를 발표한 후 돌연 해체를 선언했다. 박경환은 지난해 솔로 앨범 ‘다시 겨울’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유상봉은 박경환의 콘서트 무대에 연주 멤버로 서거나 DMB 라디오 DJ로 활약하며 곡 작업을 해왔다.
지난 2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3년 8개월 만에 두 사람이 재결합 해 정규 5집 ‘꿈으로’를 발표한다는 것. 최근 두 사람에게 다시 듀엣으로 활동하게 된 소감을 묻자 “자연스럽게 발표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서로의 음악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담백한 곡 색깔은 이들의 성격을 닮았다. 2CD로 제작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미싱 노트’를 포함해 총 9곡의 신곡과 그간 재주소년의 인기곡을 새롭게 편곡해 담았다. 재주소년만의 아련한 감성의 곡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도들이 눈에 띈다. 수록곡 ‘여자의 언어’는 트로트 스타일의 신명나는 멜로디가 이어지고, ‘스리랑카’에서는 국악 느낌의 후렴구에 얹힌 나지막한 내레이션이 돋보인다. 물론 이들 특유의 감성적인 기타소리가 이어지는 ‘러브레터’, 풋풋한 소년의 첫사랑을 노래한 ‘기억병’, 애틋한 느낌의 ‘수정선’ 등도 있다.
유상봉은 최근 충청도의 한 마을로 이사를 했다. 말하자면 귀농을 한 건데, 음악작업과 함께 자급자족 생활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는 “밭에서 기를 작물을 알아보고 있는 단계”라며 “음악 작업을 하며 한적하게 살고 싶었던 꿈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가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면 불편할 만도 한데 박경환은 오히려 유상봉의 집 구하는 일을 도왔다. 그는 “여행 가는 기분으로 상봉이네를 한번씩 들르면 좋지 않겠냐”며 “오랫동안 귀촌 생활을 꿈꿨기에 내가 떠밀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다음달 6∼7일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올림푸스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기타 하나에 목소리뿐 이지만 울림이 큰 곡을 전해드릴게요.”(박경환)
“복고적인 느낌이 재주소년의 강점이죠. 앞으로 유행을 따르지 않는, 촌스러울 지라도 우리 색깔을 이어가는 곡들을 부르고 싶어요.”(유상봉)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