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트남 갈등 다시 고조
입력 2014-05-28 04:01
중국 어선과 충돌한 베트남 어선이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의 남중국해 원유시추로 촉발된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 다낭시 해양구조 당국 관계자는 26일 오후 4시(현지시간) 중국 어선이 남중국해 파라셀(베트남명 호앙사·중국명 시사) 군도 부근 해역에서 베트남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켰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다낭시 어업협회장 트란 반 린은 “당시 조업 중이던 베트남 소형 목선을 철선인 중국 어선 40척이 포위한 가운데 그중 1척이 선체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침몰 어선에 탑승했던 선원 10명은 전원 구조됐다. 트란 반 린은 “살인미수 행위”라고 비난했고 휘엔 응옥 선 베트남 국회부의장도 “테러행위로 중국에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측 주장은 달랐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 척의 베트남 선박이 석유시추 플랫폼 경계구역 진입을 강행했고 중국 어선을 들이받은 뒤 전복했다”며 “직접적 원인은 베트남 측이 반복적 항의와 경고, 권고를 무시하고 정상적인 작업을 방해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극도로 위험한 행위”라며 “관련국들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냉철하게 행동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 행동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에 대해 해상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과시하는 중국의 최근 행동에 대해 “지역 긴장을 높이는 일방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한 뒤 “일본은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