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장녀 섬나씨 파리서 체포

입력 2014-05-28 03:51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48)씨가 27일 프랑스 현지에서 체포됐다. 검찰 수사망을 피해 도피·잠적 중인 유 전 회장 일가 중 신병이 확보되기는 처음이다.

법무부 국제형사과는 “프랑스 사법당국이 파리에서 섬나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앞서 검찰 소환에 불응한 섬나씨에 대해 프랑스 사법당국에 긴급인도구속을 요청한 바 있다. 인터폴은 국내 검찰의 요청을 받아 섬나씨에게 적색수배를 내려둔 상태였다.

㈜모래알디자인 대표인 섬나씨는 ㈜다판다에서 200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달 8000만원씩 모두 48억원을 지급받는 등 80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사고를 전후해 출국한 섬나씨는 3년짜리 프랑스 임시거주 비자를 발급받아 파리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인근의 최고급 아파트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섬나씨의 국내 송환 여부는 프랑스 현지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거쳐 결정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빨라야 6개월, 치열하게 다툴 경우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법원이 송환결정을 내리면 검찰 수사관들이 직접 섬나씨의 신병을 확보해 국내로 데려오게 된다.

한편 경찰은 남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신병 확보를 위해 ‘저인망식’ 수색에 나섰다. 경찰청은 전국을 바둑판식으로 쪼개 책임구역을 할당하고, 은신 예상 지역 등에 대한 일제수색 및 탐문수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전국의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씨의 예상 은신처를 동시다발적으로 수색 중이다. 광주 대구 등 전국 6개 지방검찰청에 지역 검거반을 구성해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인천지검 특별수사팀도 순천 등에 전담 검거반을 파견했다.

인천=정현수 기자,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