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선거 돌입… 軍 실세 엘시시 당선 확실

입력 2014-05-28 02:14

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2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돼 전국 1만4350개 투표소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되는 등 혼란이 지속돼 온 이집트 정국에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표에는 이집트 인구 8500만명 가운데 5390만명의 유권자가 참가하며 개표 결과는 다음 달 5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후보로는 군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60) 전 국방장관과 유명 좌파 정치인 함딘 사바히(60) 두 명이 나선 가운데 현지 언론은 엘시시 후보가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엘시시 후보는 지난해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르시 정권 축출에 앞장서며 대중적 인기를 누려 왔다. 이집트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19일 세계 123개국에서 시행된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엘시시 후보는 94.5%의 득표율로 5.5%에 그친 사바히 후보를 압도했다.

하지만 ‘아랍의 봄’ 이후 3년 만에 사실상 군부 통치로의 회귀라는 비판도 나온다. 엘시시 후보는 “이집트가 진정한 민주주의에 도달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가 집권하면 경제에 지장을 주는 시위 등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 선거가 안정과 자유라는 두 가치에 대한 이집트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투표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유권자들이 부여하는 엘시시 집권의 정당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르시를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과 이집트 최대 시민단체 중 하나인 ‘4월6일 청년운동’, 일부 야권 인사들이 대선 거부의사를 밝히며 현지 전문가들은 40% 안팎의 저조한 투표율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