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軍, 포로셴코 대통령 당선되자마자 동부 진압작전… 도네츠크 공항 탈환

입력 2014-05-28 04:01

우크라이나 재벌 출신 페트로 포로셴코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던 26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민병대가 장악한 동부지역 도네츠크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대규모 진압작전이 시작됐다. 정부군은 교전 끝에 다음날 도네츠크 공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정부군은 민병대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는 최후통첩을 거부하자 26일 오후 1시쯤 수호이(Su)-25 공격기 2대를 동원해 민병대 주변에 경고 사격했고 이어 미그(MiG)-29 전투기 2대를 출동시켜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헬기를 이용해 공항 주변에 공수부대를 투입하는 등 전격적인 민병대 소탕작전을 벌였다. 지난달 분리주의 민병대가 동부지역을 장악한 이래 최대 규모의 교전이다. 알렉산드르 루카첸코 도네츠크 시장은 이 과정에서 “민간인 2명을 포함해 40여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교전이 끝난 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27일 “공항은 완전히 우리의 통제 아래 있다”고 밝혔다.

BBC는 “최대 규모로 진행된 정부군의 진압 작전은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의 명령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리주의 민병대에 대한 포로셴코의 ‘선전포고’라는 얘기다. 포로셴코는 “테러리스트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지역을 소말리아와 같은 상황으로 몰고 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며 “동부지역을 되찾기 위한 ‘군사작전’을 지지한다”고 강경 대응 기조를 거듭 밝혔다. 이어 “러시아도 우리 입장을 지지하길 기대한다”며 다음 달 초 러시아와의 회담을 제안했다.

러시아도 포로셴코의 회담 제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동부지역 분리주의 민병대와 관련해선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대화가 잘 풀릴지는 미지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지역에서 대(對)테러 작전을 재개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민병대 측 피해가 크자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자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