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살인자’ 광견병… “어린이 年 7만명 사망”

입력 2014-05-28 03:19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중 하나인 광견병. 많은 사람들은 1885년 루이 파스퇴르가 백신을 개발해 광견병 공포로부터 인류를 해방시켰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아시아 저개발 국가에서는 비용 때문에 접종이 이뤄지지 못해 수만명이 죽어가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버나드 발라트 사무총장은 ‘보이지 않는 살인자’ 광견병에 대한 전 세계의 무관심에 분노를 나타냈다.

발라트 총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에서 26일(현지시간) BBC에 “매년 7만명의 어린이들이 광견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지만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며 “200명이 안 되는 어른을 죽게 만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견병 환자 치료비용의 10분의 1 정도면 광견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식 통계는 매년 5만5000명이 광견병으로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특히 이 가운데 40% 이상은 15세 이하 어린이로 추정된다. 보통 어린이들은 감염된 개나 다른 동물들에 별 두려움 없이 접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어린이 광견병 환자들은 발병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아 전문가들은 실제 광견병으로 숨진 어린이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일부 광견병 백신의 품질이 수준 이하라는 것이다. 발라트 총장은 “값싼 백신은 보통 생백신(live vaccine)”이라며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오히려 동물들을 감염시켜 광견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