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국내 최대 글로벌 기독영화 축제… 개막작 ‘라이프 필스 굿’ 매진 행진

입력 2014-05-28 03:58


국내 최대 크리스천 영화 축제 ‘제1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SIAFF)’가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과 신촌 메가박스에서 ‘차별과 관용’을 주제로 열리고 있다. 2003년 ‘서울기독교영화축제’로 출발한 영화제는 기독교의 사랑을 널리 전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난해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기독 영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사랑에 초점을 맞춰 영화제의 폭을 넓혔다.

현재 사랑을 주제로 한 전 세계 24개국 88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특히 뇌성마비 장애인의 삶을 다룬 개막작 ‘라이프 필스 굿’은 입소문을 타고 매진을 기록 중이다. 개막작을 비롯해 10편이 세계 최초 상영이다.

영화제는 이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9년 만에 신작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이장호(69) 감독이 22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이 감독이 만든 영화 ‘시선’은 선교지에서 피랍된 크리스천들의 신앙적 갈등을 담았다.

‘시선’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16일 개봉됐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 감독이 1995년 마지막으로 개봉했던 ‘천재선언’은 당시 비슷한 시기 일어난 대형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로 관객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시선 역시 그렇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수상 소감에서 여유 있는 표정으로 “나이도 아직 어린 내게 공로상을 주셨다”고 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고(故) 박용식 장로의 딸 성우 박지윤씨는 대를 이은 문화 선교 열정을 보여줬다. 박 장로는 지난해 시선 촬영차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돌아온 뒤 패혈증으로 숨졌다. 만화영화 겨울왕국에서 ‘안나’ 목소리를 연기했던 박씨는 남편과 개막식 사회를 맡았다. 임성빈 영화제 조직위원장은 개막사 중 박씨에게 성우 연기를 즉석에서 주문했다. 리허설에 없던 애드리브였다. 박씨는 겨울왕국 노래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필리핀 선교를 다룬 다큐멘터리 ‘바세코의 아이들’은 김경식 감독의 헌신과 신은경 전 아나운서 등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총괄 프로그래머 임세은씨는 광림교회에서 다문화 부서 봉사를 하고 있다. 삶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홍보대사 배우 윤유선씨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를 의식한 듯 검은색 원피스를 입었다.

영화제는 28일 오후 3시 ‘기독교와 영화’라는 제목으로 미 할리우드와 국내 성경영화에 대한 포럼을 갖는다. 같은 날 7시40분 손양원 목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죽음보다 강한 사랑’ 상영 후 손 목사의 딸과 권혁만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올해 처음 도입된 국제단편경쟁 부문 대상작은 31일 오후 7시 필름포럼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역대 상영작 중 재일조선인 학교 아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2006)와 노예제 폐지를 다룬 ‘어메이징 그레이스’(2007)는 다양성 영화 부문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siaff.kr).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