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아이언2·소니 엑스페리아 Z2 써보니… 금속의 질감 묵직, 소니다운 정교한 음질 매력
입력 2014-05-28 03:00
팬택 베가 아이언2와 소니 엑스페리아 Z2는 삼성전자 갤럭시S5의 ‘대항마’임을 자처하고 나온 제품이다. 그간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팬택과 소니가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낸다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다. 하지만 1주일간 두 제품을 써보니 갤럭시S5에서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금속이 주는 고급스러움, 아이언2=아이언2의 가장 도드라지는 점은 금속 테두리다. 손에 쥐었을 때 차갑고 묵직한 금속의 느낌이 다른 스마트폰과 확연히 구별된다. 보석 세공에 활용되는 다이아몬드 컷 기술로 광택과 질감을 극대화했고, 아노다이징(양극 산화) 공법으로 금속에 투톤 컬러를 입혔다. 아이언1에서 시도한 금속 테두리는 아이언2에 와서는 팬택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는 느낌이다.
아이언1에 없었던 홈버튼이 추가된 것은 편의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이다. 홈버튼이 없으면 전면부 디자인을 더욱 깔끔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면의 일부를 홈버튼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아이언2의 디스플레이는 5.3인치로 전작보다 커졌다. 디스플레이 종류도 LCD에서 풀HD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로 변경됐다. 전보다 커진 화면을 100% 다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언2의 사용성은 분명 좋아졌다. 아이언2는 스냅드래곤 801 쿼드코어 프로세서, 3GB 메모리, 1300만 화소 손떨림 방지(OIS) 카메라, 3220㎃h 배터리 등 최고 사양을 갖췄다.
팬택은 아이언2에 FLUX 3.0이라는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도입했다. 외관에 어울리는 화면을 만든다는 방향성으로 만들어졌다. 단순하고 생생한 색감이 돋보이는 ‘파사드’ 아이콘과 전화 등 기본 기능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해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카메라가 툭 튀어나와 있는 후면부 디자인은 감점 요소다. 카메라 화질도 이전보다 상당히 개선됐지만 경쟁사 최신 제품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화면이 커진 만큼 휴대성은 다소 떨어지는 점도 소비자에겐 고민스러운 부분이 될 수 있다.
◇소니다운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2=지난 18일부터 국내에서 자급제폰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엑스페리아 Z2는 초반 반응이 뜨겁다. 자급제폰임에도 SK텔레콤과 KT가 2년 약정 시 25만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예약판매를 했는데 모두 매진됐다. 특히 퍼플색의 인기가 높다. 다른 스마트폰에선 채택하지 않은 색이지만 소니는 이를 멋지게 녹여냈다.
디스플레이는 5.2인치 풀HD IPS LCD다. 소니가 보유한 트릴루미너스 디스플레이 기술과 X-리얼리티 포 모바일 등을 적용해 디스플레이에선 최상의 만족감을 준다.
뛰어난 디스플레이 덕분에 카메라도 돋보인다. 엑스페리아 Z2는 2070만 화소의 엑스모어 RS 포 모바일 이미지센서와 F2.0의 프리미엄 G렌즈 등을 탑재했다. 하지만 카메라 자체의 사진 품질은 갤럭시S5나 아이폰5s보다 못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사진은 선명하고 색감은 화사하다. 디스플레이가 뛰어난 덕분에 카메라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엑스페리아 Z2의 음질은 매우 뛰어나다. 스마트폰 최초로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했다. 전용 이어폰을 사용하면 주변 소음을 98%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제품 상, 하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독립 배치돼 사운드가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클리아 오디오 플러스, 에스-포스 프론트 서라운드, 클리어페이즈, 엑스라우드 등 워크맨을 만든 소니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들었다.
엑스페리아 Z2의 문제는 통화 품질이었다. 야외에서도 가끔 통화가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자급제폰이다 보니 통신사의 망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탓이다. SK텔레콤과 KT는 엑스페리아 Z2를 판매하면서 “통화 품질 테스트를 거치지 않아 통화 품질은 책임질 수 없다”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