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강원 원주시장] 새정치 현직 vs 與 후보 4년 만에 리턴매치

입력 2014-05-27 03:06


강원도 원주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원경묵(55)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원창묵(54) 후보의 리턴매치로 치러진다. 이름과 나이를 보면 형제 같지만 두 후보는 남남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4파전 구도 속에 원창묵 후보가 낙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두 후보의 맞대결로 펼치기 때문에 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2010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원창묵 후보가 47.22%(6만1854표)를 득표해 34.71%(4만5468)를 얻은 한나라당 원경묵 후보를 제쳤다. 지난 선거는 민주노동당 김은수 후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기열 전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4파전으로 치러졌다. 당시 김기열 후보는 한나라당 성향 표를 잠식하면서 1만8006표를 가져가 민주당 원창묵 후보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1대 1’로 맞붙게 돼 4년 전과는 판세가 확연히 다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승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양상이다. 원경묵, 원창묵 후보는 친인척 관계가 아니다.

두 후보는 차별화된 공약으로 시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원경묵 후보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내·외국인 관광객을 연간 50만명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단계동에 위치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2017년 폐쇄되는 원주역 부지로 이전하고 중앙선 폐선 부지를 활용한 도심관통도로 건설, 도심을 재배치하는 선순환 도시 흐름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놨다.

원창묵 후보는 지난 4년간 추진한 수도권 전철 연장사업 본격 착수, 화훼관광특화단지 조성 등 핵심정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약속했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걷고 싶은 공원 만들기 사업을 4년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 판세 속에 여·야의 도지사 후보까지 원주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는 지방선거 처음으로 도청 소재지인 춘천이 아닌 원주에 캠프를 차렸고,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 역시 최근 원주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도지사 선거가 영동(최흥집), 영서(최문순)의 지역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춘천·원주·강릉 ‘빅3 지역’ 중 지사 후보가 없는 원주가 캐스팅보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원주는 이래저래 강원도 지방선거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혁신도시 등 신도심 조성으로 타지에서 전입한 40∼50대 중년층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여부와 표심이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