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다음카카오 글로벌 진출… 카카오 2대 주주 中 ‘텐센트’가 변수

입력 2014-05-27 03:53

다음카카오의 출범으로 카카오톡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는 점유율 90%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외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다음과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만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용자에게 편익을 돌려드리고 강력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대승적 결정”이라고 합병 의미를 설명했다.

해외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 텐센트라는 지적이 나온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지분 13.3%를 취득했다. 카카오는 당시 게임사업 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국내에선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 텐센트의 투자를 받아들였다. 텐센트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투자액의 5.7배에 달하는 4083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는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메신저 사업을 하는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이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 게임즈도 텐센트가 소유하고 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가입자가 4억명을 넘어섰다.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125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위챗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로 카카오 지분 투자를 꼽고 있다. 위챗과 카카오가 국내에서 경쟁하면 카카오 2대 주주인 텐센트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카카오 출범으로 카카오톡의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면 텐센트가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텐센트는 지난 23일 다음과의 합병을 결정하는 카카오 이사회에 참석해 합병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텐센트는 카카오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서 합병 후에도 주주로서 역할을 계속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텐센트는 2대 주주이자 이사회 구성원으로 카카오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글로벌 진출이라고 하면 중국 외에도 큰 시장이 많다. 당장 중국시장 진출 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