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휴가’ 옛말… 여름 성수기가 따로없네
입력 2014-05-27 02:08
여름 성수기를 피해 한발 일찍 또는 늦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휴가는 꼭 여름에만 가는 게 아니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데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비수기 특가 항공권을 앞 다퉈 내놓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는 6월 기준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이 2009년 52만1000여명에서 2013년 95만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6.2% 증가한 것이다.
반면 여름휴가철인 8월 관광객은 2009년 74만4000여명에서 2013년 117만7000여명으로 늘면서 연평균 1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주항공은 6월 기준으로 제주에서 출발한 국내선 항공여객 역시 지난 5년간 10.3% 성장하며 8월 성장률(5.7%)을 2배 가까이 앞질렀다고 전했다.
해외여행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한국관광공사 집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월별 연평균 해외여행객(출국자) 증가율은 6월이 12.3%로 8월(9%)을 크게 웃돌았다. 7월 해외여행객 증가율(9.2%)도 8월보다 높았다. 인천공항 이용객 증가율도 5년간 연평균 기준으로 6월(13.7%)과 7월(9.2%)이 8월(7.8%)을 앞질렀다.
여름 성수기가 끝난 9월에도 5년간 제주방문 내국인 증가율과 한국인의 해외 출국 증가율이 각각 19.7%와 16.1%로 8월은 물론 6, 7월보다 높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 집중됐던 여름휴가 수요가 저비용 항공사가 본격 취항한 뒤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사 입장에선 비수기 상품 출시를 통해 고객 확보가 쉬워지고 소비자들은 실속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1∼15일 이용 가능한 편도항공권을 최대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내놨다. 김포∼제주와 부산∼제주 노선은 유류할증료 등을 모두 포함해 최저 3만1600원부터 예매할 수 있다.
카타르항공은 26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유럽·아프리카·중동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최대 25%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여행기간은 9월 1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다. 세부퍼시픽항공은 비자카드와 손잡고 특가 항공권을 내놨다. 다음 달 8일까지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해 최저 15만∼16만원대에 마닐라나 세부로 갈 수 있다.
진에어는 국제선 예매 때 고객이 선택한 일자를 포함해 앞뒤 일주일간 예매 가능한 최저 운임을 함께 표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격 비교가 쉬어지는 만큼 좀 더 싼 항공권을 찾으려고 일일이 일자를 바꿔가며 조회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 항공사는 또 일본에서 편의점 카운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서도 항공권 현금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한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지 특성에 맞는 구매 채널 확대, 국제선 최저운임 조회 시스템 등을 도입해 소비자 편의를 대폭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