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서 한성 백제 유물 무더기 출토

입력 2014-05-27 03:15


한성 백제의 실체를 밝혀줄 고급 유물들이 경기 지역에서 무더기로 출토됐다. 4∼5세기 한성 백제의 본거지였던 경기권에서 백제 유물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문화유산연구원은 화성 향남2지구 동서간선도로(H지점) 예정지에서 삼국시대 목곽묘(덧널무덤)를 조사한 결과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금귀걸이, 둥근고리 큰칼(환두대도) 등 유물들을 발굴했다고 26일 밝혔다.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은 백제 조정이 지방 세력에게 권위의 징표로 내려준 대표적인 위세품(권위를 보여주는 기물)들이다. 주로 5세기 이후 백제의 주된 본거지였던 충청권에서 나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 동안 문헌을 통해 한성 백제가 존재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실체를 입증할 만한 것들은 없었다”면서 “이번 발굴은 한성 백제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목관 내부에서 수습한 금동관모는 ‘∩’ 모양으로 중앙에 기다란 봉을 리벳(연결 못)으로 연결해 세운 후 그 끝에 수발 장식을 얹었다. 훼손은 심하지만 바깥으로 삼엽초화문(三葉草花文)이라는 무늬를 뚫어 표현했음은 선명하게 알 수 있다. 테두리인 대륜부(帶輪部) 안쪽에는 자작나무 껍질인 백화수피(白樺樹皮)를 덧댔다. 공주 수촌리 1호 토광묘와 고흥 길두리 안동고분, 합천 옥전 23호분에서도 이 같은 금동관모를 확인한 바 있다.

금동신발은 현재 오른쪽 짝의 측판 일부만 무덤에서 노출된 상태다. 또 목관 내부에서 꺾쇠와 관못이 질서정연하게 확인됐다. 목관을 제작한 방법과 배치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자료로 평가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