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가족 돕기 창구 일원화… 실질적인 것으로 끝까지 도와야”
입력 2014-05-26 19:34 수정 2014-05-27 02:29
세월호 참사 41일째 안산기독교연합 ‘한국교회에 드리는 제언’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 돕기 운동을 체계적 실질적 지원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도 안산시기독교연합회(안기련)는 “각지에서 수많은 지원이 들어오고 있지만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많지 않다”며 이처럼 말했다.
안기련은 2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포공원로 안산빛나교회에서 ‘한국교회에 드리는 제언’을 발표했다. 안기련 회장 유재명 목사는 “각 교단이나 기독교단체가 회복과 치유를 위해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는 여타 재난처럼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발적 지원을 위해 모두 안산으로 몰리면 오히려 비효율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사역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에게 이뤄진 교계의 각종 지원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간 이뤄진 지원들은 대부분 가족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물건을 보내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죽 한사발도 제대로 못 넘기는 가족들에게 홍삼·인삼을 들고 와서 주고 가는 식”이라며 “진열식 도움, 이벤트식 도움이었는데 현재 가족들은 그것을 소화시킬 능력이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 대해 우리와 (교계)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가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기련은 그동안 모인 성금으로 ‘세월호 재단’을 만들어 가족들을 돕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비효율적이라며 반대했다. 유 목사는 “재단을 만들수록 ‘그들만의 리그’가 또 하나 생기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림만 좋은 계획이 아니고 가족들의 피부에 닿을 수 있도록 구체적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 250명의 가정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인 경우도 있다”며 “이들을 위해 월세와 공과금 등 긴급생활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기련은 유가족들에게 직접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날 사단법인 ‘안산기독미래네트워크’를 출범했다. 여기에는 안산지역의 47개 교회가 참여하며 세월호 성금과 지원을 일원화해 안산시의 피해회복을 위해 온전히 쓰기로 했다.
유 목사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결국 희생자들만 남게 된다”며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기 위해 1∼2년이 아니라 끝까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산=글·사진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