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신학 심포지엄’ 여는 강용규 목사 “목회자는 새 시각으로 성서 봐야”
입력 2014-05-27 02:49
목회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언제나 설교다. 성도들에게 매주 새로운 말씀을 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한신교회 강용규 목사는 2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설교의 열쇠는 결국 성경에 있다”고 단언했다. 설교하는 사람이 봐야 하는 단 한 권의 책은 성경이고, 66권의 한정된 분량 안에서 새로운 것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성경을 더욱 깊이 있게 묵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장로교는 목회자들에게 1년에 2주를 목회 없이 의무적으로 성경공부를 시킵니다. 목회자들은 이 기간 동안 하나님이 주신 말씀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집니다.”
미국에서 매년 가졌던 2주의 공부시간을 강 목사는 잊지 못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성경에만 파묻혀 살았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강 목사는 지금도 매주 하는 설교에 익숙해져 나태해질 때마다 미국에서 가졌던 성경공부 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고 말한다. 그는 “목회자들에게는 성경이 너무 익숙하다. 하지만 새로운 말씀과 정보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면 거기서 큰 은혜를 받고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지난해 열린 ‘제7회 신학심포지엄’에 참여한 피터 머시니스트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를 예로 들었다. 많은 목회자들이 욥기를 ‘고난’의 시각으로 보는데 피터 교수는 ‘경건’으로 해석했다. 강 목사는 “출애굽기를 보면 모세가 떨기나무에 불이 붙는 것을 보고 인생이 변하는데 그만큼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며 “피터 교수처럼 새로운 시각으로 성서를 보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목회자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8년째 ‘신학 심포지엄’을 꾸준히 여는 것도 성경에 대한 강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미국처럼 2주의 교육기간을 가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신학 심포지엄이 목회자들의 생각을 깨울 유일한 방안이라고 믿었다. 특히 올해는 한신교회가 재건축을 하는 상황이어서 당회가 심포지엄 개최를 반대했지만 강 목사는 꿋꿋이 밀어붙였다.
“과거에도 목회자 세미나는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대개 대형교회 목사님들의 교회성공사례가 중심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교회를 성장시켰을 때와 현재는 완전히 상황이 다릅니다. 오히려 성경을 연구하는 것이 결국 교회를 성장시키는 길이라 생각했죠.”
올해 심포지엄은 내달 9∼12일 강원도 원주 한솔 오크밸리에서 ‘새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신학과 설교’라는 주제로 열린다. 신약 분석의 대가로 불리는 예일대의 해롤드 애트리지 교수가 요한복음서를 강의한다. 구약학자 박준서 연세대 전 부총장과 박응천 샌프란시스코 대학 신약학 교수가 각각 이사야서와 갈라디아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곧 500주년이 됩니다. 그에 맞춰 교회도 바뀔 때가 됐어요. 우리를 새롭게 하는 건 말씀과 성령입니다.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말씀을 더욱 사모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교회도 결국 새롭게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