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인명피해는 또 뭔가
입력 2014-05-27 02:18
세월호 참사 41일째인 26일 국민들은 또 한번 경악했다. 국가 개조 차원의 안전 마스터플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부상자 가운데 중태자도 여럿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각종 안전시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이날 사고도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였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지하 1층 푸드코트 공사현장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선 푸드코트 입점을 앞둔 점포의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가연성 자재가 다수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가연성 자재에서 나온 유독 가스를 마시고 참변을 당했다.
사고 건물에는 대형마트, 영화관,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 입점해 있어 화재가 사람들이 운집했을 때 발생했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실제로 작업하던 용접공이 화재가 나자 사라진 점,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미비했던 점, 스프링클러와 방화벽이 작동하지 않은 점 등이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였다. 여기에 경기도소방재난본부도 사망자 숫자를 ‘7→6→5→6명’으로 늘렸다가 줄이며 우왕좌왕했다. 세월호 참사 초기 갈팡질팡했던 대책본부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발’인 지하철과 전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고 건설·산업현장에서도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만연한 안전 불감증의 적폐를 바로잡지 못하면 참사의 비극은 계속된다. 정부는 물론 국민 개개인도 깊은 망각의 강에 빠지지 않아야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터미널, 백화점 등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