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아웃도어로드 CEO에게 길을 묻다] 한영란 칸투칸 대표이사 “싼게 비지떡? 칸투칸은 전혀 다릅니다”

입력 2014-05-27 02:31


“합리적인 아웃도어를 추구하는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고객이 있었기에 칸투칸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싸게 판다고 해서 품질을 저가로 만들지 않았고, 현명한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구매해 본 후 열렬한 마케터가 된 덕분이었습니다.”

2005년 온라인을 기반으로 시작한 칸투칸은 ‘합리주의 아웃도어’를 표방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등산 동호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성장해 온 브랜드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한참 몸집을 불리며 제품 가격을 높여갈 때 칸투칸은 타 브랜드에서는 결코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그 결과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매입액) 4만원대의 제품으로 매년 2배씩 성장해 지난해에는 540억원(실제 판매가 기준)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

한영란 칸투칸 대표는 “초창기에는 자본력이 약했기 때문에 제품이 시즌에 앞서 나오는 경우가 없었다. 시즌마다 기획상품을 고객들에게 선판매한 후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었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전량 완판 시스템으로 진행했기에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품질에 대해 까다롭습니다. 하자율이 1%가 넘으면 제품을 전량 재검수하고 회수합니다. 또 소비자 지원 정책이 즉각적입니다. 고객이 ‘교환 하겠다’하면 즉시 새 제품을 보내 맞교환을 해줍니다. 고객들의 후기에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며 적극적으로 소통하죠. 이렇게 고객들과 신뢰를 쌓아오면서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40∼50대를 주 고객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칸투칸의 파격적인 가격은 재고, 중간 유통 마진, 스타 마케팅 3가지를 없앴기에 가능했다. 기획상품으로 재고를 최소화했고, 온라인 기반 유통과 직영매장 운영으로 중간 유통 비용과 마진을 없앴으며 광고나 연예인 모델 기용 등의 마케팅을 일절 하지 않았다. 운영비를 철저히 절감해 제품 원가가 높아져도 반대로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칸투칸은 진정성 있는 마케팅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홈페이지에 상품을 개발한 담당자가 직접 옷을 입고 테스트한 사진과 설명이 게재돼 있다. “만든 사람이 제일 잘 설명할 수 있다”는 한 대표의 지론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기획 생산한 구스다운 재킷과 바지, 신발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그룹장과 마케팅팀장이 한여름 영하 20도인 냉동 컨테이너에서 직접 방한테스트를 하는 영상을 찍어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단순무식한 ‘돌직구’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대표는 “지난해 ‘좋은 아웃도어는 찾아나서야 한다. TV에는 없다’는 타이틀로 직원들이 30㎏에 달하는 보온 물통을 지게에 지고 산 정상에 올라 수백명에게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카페’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오히려 고객들이 직원들에게 직접 싸온 도시락을 건네며 응원해 주셨다”며 “당시 우리의 진정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도 닦는 기분으로 적어도 30년은 아웃도어 시장의 흐름에 관계없이 ‘소비자 중심 경영’이라는 철학을 지켜가려 합니다. 칸투칸은 아직 실험 중이고 진화 중입니다. 앞으로의 칸투칸을 기대해주세요.”

김 난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