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 박은덕 교수 ‘UNI 1.0’ 개인전... 종이와 아크릴, LED 전구로 작품화

입력 2014-05-26 23:32


한국교원대 박은덕(51·미술교육과) 교수가 지난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남서울대 갤러리 이앙에서 ‘UNI 1.0’ 개인전을 열고 있다. 박 교수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박 교수가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종이와 아크릴, LED 전구를 이용해 정사각형 구조물에 한글 자음을 배열한 것이다. 총 16점의 전시작은 종이로 만든 작은 셀을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 모양의 틀에 배치시켜, 조명이 후면에서 비추면 한글 자음이 보이도록 했다.

글자는 ‘ㄱㄴ’ ‘ㄴㅅㄹ’ 등을 일렬로 설치했고 ‘ㄱㄹㅌㄱ’ 등은 2중 정사각 형태로 배치했다. 종이는 다양한 질감 표현이 가능한 나무종이와 눈꽃종이, 모시종이가 쓰였다. 박 교수는 “2~4개의 연속 자음만 제시했다”며 “모음이나 종성은 감상자 스스로 붙여서 각각 의미를 생각토록 했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서울중앙교회)이기도 한 박 교수는 “조명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이며 종이는 부서지기 쉬운 인간 존재를 형성화한 것”이라며 “불을 켤 때와 끌 때의 느낌이 다른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가 염두에 둔 의미는 ‘ㄱㄴ’은 가나의 혼인잔치를, ‘ㄱㄹㅌㄱ’는 그루터기를 나타낸다. 글자 대부분은 성경의 단어를 모티브로 했다. 조명을 끄면 십자가 형태의 모양이 드러나도록 한 것도 이채롭다.

박 교수는 지난해부터 개인전 열어 수익금을 기부해왔다. 작년에는 1000여만 원의 수익금을 선교사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헌금했다. 올해는 교도소 선교를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20년 전부터 진주교도소 사역자 돕기 등에 나서는 등 기부 형태의 간접 사역을 해왔다.

박 교수는 “미술에 대한 재능은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하나님을 위해 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26일까지.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