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반쪽 대선’… 동부지역 제외, ‘초콜릿 왕’ 포로셴코 1위 할 듯

입력 2014-05-26 03:41

정국 혼란의 분수령이 될 우크라이나 조기 대선이 25일(현지시간) 실시돼 ‘초콜릿 왕’으로 불리는 페트로 포로셴코가 무난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동부지역에서 선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합법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러시아에 지난 3월 병합된 크림공화국을 제외한 전국 213개 선거구에서 337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뤄졌다. 분리독립 움직임이 거센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 동부지역 대다수 선거구에서는 투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두 지역 34개 선거구 중 20개가 분리주의 민병대에 점거돼 있다고 밝혔다.

21명 중 4명이 사퇴하고 17명의 후보가 나선 선거에서 동유럽 최대 제과회사인 ‘로셴’의 창업자인 포로셴코는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0% 이상 득표에는 실패해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높다.

2위는 2004년 오렌지혁명을 이끌었던 율리야 티모셴코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은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를 기록한 2명이 결선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지난 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실시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이번 대선을 통해 계속된 정국 혼란이 안정되길 바라지만 동부의 선거 불참으로 합법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가 선거 결과에 승복할지도 관심이다.

정부군과 친러 민병대 간에 교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동부 지역을 취재하던 이탈리아의 분쟁지역 전문 사진기자인 안드레아 로셸리(30)가 24일 슬라뱐스크 인근에서 박격포 공격을 받아 사망해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어느 쪽 공격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